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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수집

계용묵 | 도서출판삼원 | 1,000원 구매 | 500원 15일대여
0 0 194 14 0 15 2019-09-26
겨울 밤에 국수 추렴이란 참 그럴듯했다. 게다가 양념이 닭고기요, 국물 동치미일 때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이 겨울에도 마을앞 주막에서 국수를 누르게 되자부터 욱이네 사랑에서 일을 하던 젊은 축들도 이 국수에다 구미를 또 붙이게 되었다. 자정이 가까 워 배가 출출하게 되면 국수에 구미가 버쩍 동해서 도시일이 손에 당기지않았다. 참다참다 못해서 “제기랄 또 한 그릇씩 먹구 보지.” 누가 걸핏 말만 꺼내도 이런 제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나 있었던 듯이 모두들 “그래라 제길 먹구 보자.” 하고 일하던 손을 일제히 떼었다. 그리고는 우르르 주막으로 밀려 나가곤했다.그러나 가마니 닢이나 치고, 새끼 발이나 꼬는 것을 가지고 밤마다 국수 추렴이란 따지고 보면 곤란한 일이었다. ..

효향방의애화

계용묵 | 도서출판삼원 | 1,000원 구매 | 500원 15일대여
0 0 250 9 0 22 2019-09-26
진성여왕(眞聖女王)때, 어느 봄날이었다. 신라의 서울 남산(南山) 포석정(鮑石亭)을 향하여 걸음을 빨리하고 있던 두사람의 낭도(郎徒)는 분황사(芬皇寺) 어귀를 다닫자 문득 뜻 아니 한 이 상한 소리에 발길을 멈추었다. ‘울음소리!’ ‘젊은 여자의 울음소리!’ 두 사람의 낭도는 눈이 둥글하여 제각기 중얼거렸다. “어머니이! 어머니이!” 부르짖으며 우는 여자의 울음소리는 하냥같이 창자가 끊기는 듯이 애절하다. ‘웬일일까?’ ‘무슨 까닭으로……?’ 두 사람은 귀담아 소리를 더듬었다. 소리는 머지도 않은 데서 들렸다. 바로 몇 집을 격하지도 않은 분황사 길 가의 어귀에 있는 조고마한 한 채의 오막살이로부터 흘러나오고..

월사금

강경애 | 도서출판삼원 | 1,000원 구매 | 500원 15일대여
0 0 236 6 0 2 2019-09-26
어느 날 아침. 이천여 호나 되는 C읍에 다만 하나의 교육기관인 C보통학교 운동장에는 언제나 어린 학생들이 귀엽게 뛰놀고 있었다. 금년 열 살 나는 셋째는 아직 커텐도 걷지 않은 컴컴한 교실에 남아 있어멍하니 앉아 있었다. 난로에 불은 이글이글 타오른다. 그리고 난로 위에 놓인 주전자에서는 물 끓는 소리가 설설한다. 밖에서는 여전히 애들의 떠드는 소리 싸움하는 소리가 뚜렷이 들려온다. 마침 손뼉 치는 소리와 함께 “하하” 웃는 소리에 셋째는 얼핏 창문 켠으로 가서 커튼을 들쳤다. 눈허리가 시큼해졌다. 밖에는 함박꽃 같은 눈이 소리없이 푹푹 쏟아진다. 그리고 저켠 울타리로 돌아가며 심은 다방솔 포기며 아카시아 나무엔 꽃이 하얗게 송이송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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